한국 애니 ‘오세암vs원더풀 데이즈’
오세암-동화원작 담채화풍 서정 '물씬'
원더풀-'스타워즈'분위기 스펙터클 SF
4월25일,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인가. 오랜 기획과 탄탄한 구성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아왔던 한국 애니메이션 두 기대작 <오세암>과 <원더풀 데이즈>의 개봉 일이 나란히 이날로 확정했다. 가뜩이나 좁은 극장 애니메이션 시장에 두 편이 한꺼번에 걸리는 셈이지만, 타깃층과 장르가 전혀 다른 두 작품이기에 우려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
오세암, 날리는 단풍잎 닿는 곳의 두 남매
30분짜리 가편집본을 공개한 <오세암>(감독 성백엽)은 맑은 담채화풍에 담아낸 한국의 산수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흐르는 냇물과 산들거리는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단풍을 따라 돌아가는 카메라처럼, 전반부는 엄마의 죽음을 모르는 천진난만한 동생 길손이와 앞 못보는 누나 감이의 여정이 잔잔하게 물흐르듯 펼쳐진다. 원화만 6만여 장 들어간 이 작품은, 손으로 그린 평면기술(2D) 임에도 시냇가의 반짝이는 돌의 빛과 질감까지 잡아낸 CG를 덧입혀 자연스럽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내용은 정채봉 선생이 지은 동명의 원작동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설악산 골짜기 작은 암자에 전해 내려오던 부처가 된 다섯 살 꼬마의 설화에 바탕 둔 원작이 불교적 향취가 비교적 강했다면, 애니메이션은 엄마를 찾는 애틋한 마음과 해맑은 동심이 두드러진다. 첫 작품을 내놓는 제작사 마고21에서는 가족관객층과 함께, 서정적인 이야기에 목말라하는 20~30대 성인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하얀마음 백구>의 제작팀이 다시 뭉쳐 2001년부터 헌팅과 본격제작에 들어간 <오세암>의 총제작비는 20억 원 미만이 될 전망이며 전원 전문성우로 녹음을 마칠 예정이다. 배급사는 시나브로 엔터테인먼트.
원더풀 데이즈, 암울한 디스토피아속 사랑
얼마 전부터 극장과 몇몇 인터넷사이트에 티저 예고편을 내보내기 시작한 <원더풀 데이즈>(감독 김문생)는 그 스펙터클한 규모로 순식간에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불과 3분 정도의 영상물이지만, 특히 <스타워즈>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 수하가 에코반에 잠입해 쫓고 쫓기는 공중전 장면의 속도감과 기지 내부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티저 예고편에 대한 사람들의 감상을 보면 주로 스케일에 대한 호평과 함께 원일씨가 맡은 음악, 액션에 호감을 나타냈다.
영화의 배경은 2142년 환경이 파괴된 지구, 선택받은 소수가 사는 인공도시 에코반과 난민들이 사는 마르다. 오염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에코반이 마르를 파괴할 음모를 꾸미자 마르를 구하기 위해 에코반에 잠입하는 수하, 첫사랑인 그와 적으로 재회하는 에코반의 경비대원 제이, 제이를 사랑하는 경비대 대장 시몬의 엇갈리는 사랑이 펼쳐진다. 평면기술과 입체기술(3D), 미니어쳐 촬영 등 여러 기법을 한 화면에 사용해 기술적으로도 한국 애니메이션에 새 자극이 될 작품이다.
장르가 에스에프이다 보니, 주요 타깃층은 18~23살 정도. 100억이 넘는 제작비와 기획까지 포함하면 4년이 넘는 제작기간 등으로 부담감이 높지만, 순조로운 협상과정을 보이고 있는 해외세일즈까지 감안한다면 기대를 가져도 좋을 듯 하다. 배급사는 오라엔터테인먼트, 유명배우들의 목소리가 입혀질 예정이다.
김영희 기자 [email protected] |